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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25 [김형준칼럼] 역 W 투구폼 논란

[포커스] 스트라스버그 투구폼, 무엇이 문제인가

'역 W' 투구폼을 보이는 스트라스버그 ⓒ gettyimages/멀티비츠

스티븐 스트라스버그(22·워싱턴)는 메이저리그에 등장한 이래 그야말로 괴물다운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규정이닝을 채웠다고 가정하면 평균자책점(2.32)은 내셔널리그 4위, 피안타율(.216)은 리그 3위, WHIP(1.07)은 리그 5위에 해당된다. 9이닝당 탈삼진(12.42)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이며,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것은 탈삼진/볼넷 비율(5.00)이 클리프 리(13.11)와 로이 할러데이(7.45) 다음으로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트라스버그는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선발 등판을 앞두고 몸을 푸는 과정에서 어깨에 이상을 느꼈고 곧바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경미한 부상으로 정확히 15일을 쉬고 돌아올 예정이지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 불안함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돈 쿠퍼 투수코치는 "스트라스버그가 마크 프라이어와 같은 문제점을 갖고 있으며 그래서는 어깨에 무리가 와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없다"는 발언을 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쿠퍼 코치는 메이저리그 투수 코치 중 피칭 이론에 대단히 해박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쿠퍼 코치의 지적은 '역(Inverted) W' 백스윙과 관련된 것이다. 하지만 그 영향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역 W'라는 용어를 고안한 사람은 피칭 이론가인 폴 나이먼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를 옹호하기 위해 등장했다(한편 나이먼은 쉬운 M을 놔두고 굳이 어려운 '역 W'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나이먼은 글러브에서 공을 꺼내는 단계에서 팔꿈치를 뒤로, 그리고 윗쪽으로 들어올리는 방식으로 공을 꺼내는 '엘보 리프팅'을 하게 되면 삼두근보다 더 크고 강한 등 근육을 활용할 수 있어, 더 위력적인 공을 던질 수 있으며 건강에도 좋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바이오메카닉 피칭 이야기 中).

반면 또 다른 피칭 이론가인 크리스 오리어리는 팔꿈치를 들어올리는 형태의 리프팅은 팔이 훨씬 더 복잡한 움직임을 가지게 되며, 릴리스 포인트까지 더 길어진 거리를 더 짧은 시간에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어깨와 팔꿈치에 큰 무리를 주는 백스윙이라 주장한다. 오리어리는 이에 팔꿈치가 아닌 팔(손)을 들어올리는 '암 리프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백스윙을 하는 과정에서 팔꿈치가 어깨선보다 위에 있는 동작을 취하면 엘보 리프팅(역 W), 팔꿈치가 어깨선보다 낮게 되면 암 리프팅이 되는 것이다.

완벽한 '역 W' 동작을 보이는 마크 프라이어 ⓒ gettyimages/멀티비츠

'역 W'가 논란이 되기 시작한 것은 스트라스버그 이전 가장 뛰어난 대학투수이자 대다수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완벽한 투구폼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던 마크 프라이어가 부상으로 무너지면서 부터다. 프라이어는 백스윙시 팔꿈치가 어깨선보다 높은 전형적인 '역 W'의 백스윙을 가지고 있었다(훗날 프라이어가 부상에 쓰러지자 투구폼 문제가 지적된 것은 전문가들이 입장을 바꾼 게 아니라 오리어리의 주장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었다).

'역 W'가 위험한 투구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또 다른 증거는 '이 투구폼을 가진 투수들의 상당수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투구폼의 대표적인 선수들인 케리 우드, A J 버넷(양키스) 제레미 본더맨(디트로이트) 숀 마컴(토론토) 앤서니 레이에스(클리블랜드) 등은 모두 어깨나 팔꿈치를 수술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역시 '역 W'인 존 스몰츠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는 커리어를 쌓았지만, 팔꿈치 수술을 4번이나 받아야 했다.

'역 W'의 자매품(?)으로는 '역(Inverted) V'가 있다. 이는 '역 W'와 달리 글러브를 낀 팔은 올라가지 않지만 공을 쥔 팔의 팔꿈치가 어깨선보다 높이 올라가는 것으로, 제이크 피비(화이트삭스) 조엘 주마야(디트로이트) 빌리 와그너(애틀랜타) 애런 하일먼(애리조나)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 역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만약 화이트삭스의 켄 윌리엄스 단장이 피비 영입에 대해 쿠퍼 투수코치에게 의견을 물었으면 쿠퍼는 반대했을 가능성이 높다.

같은 동작을 취할 때 팔꿈치가 어깨 위로 올라가지 않는 매덕스. 매덕스는 이 상태에서 팔꿈치가 아닌 공을 쥔 손이 어깨 위로 올라간다. ⓒ gettyimages/멀티비츠

반면 피칭시 팔꿈치가 어깨선 위로 올라가지 않은 투수들 중에서는 대단히 롱런을 한 투수들이 많다. 놀란 라이언, 톰 시버, 그렉 매덕스, 마이크 무시나, 랜디 존슨 등이 이에 해당되는 투수들이다. 하지만 이들과 같은 투구폼으로도 부상에 신음하는 투수들은 얼마든지 많으며, '역 W'로도 큰 부상에 시달리지 않고 있는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같은 투수들도 있다.

스트라스버그가 '너무 큰 희망을 안겨준 후 너무 큰 몰락을 한' 프라이어의 전철을 밟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프라이어의 몰락을 전적으로 '역 W' 투구폼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프라이어에게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다.

프라이어는 USC 대학 시절 엄청난 혹사를 했고 이는 프로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특히 2003년 정규시즌 막판에서 포스트시즌으로 이어진 혹사는 프라이어에게 치명적이었다). 컵스 입단 후 개인 코치인 톰 하우스와 컵스의 투수코치인 래리 로스차일드 코치 사이에서 혼란을 겪은 것도 문제였으며, 주자와 충돌하면서 어깨를 땅에 심하게 부딪히고 타구에 팔꿈치를 맞고 몸부린친 적도 있다.

반면 스트라스버그는 샌디에이고주립대 시절 토니 그윈 감독으로부터 완벽한 보호를 받았고, 워싱턴 역시 프라이어의 선례에 비추어 스트라스버그를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다. 데뷔 첫 해 프라이어는 경기당 106.5구를 던졌지만, 스트라스버그는 94.2구다. 스트라스버그는 프라이어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역 W'가 진정으로 위험한 투구폼이라면 스트라스버그는 시간만 늦춰진 것일 뿐, 결국 그 후유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을까. 프라이어에 이어 스트라스버그가 두 피칭 이론의 격전장이 됐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7&oid=224&aid=0000001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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